[2026 제2차 인구2.1 세미나] 소멸하는 한·일 양국의 마지막 생존 전략: 인구 위기 극복을 위한 상생 로드맵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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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생겼지만, 작동하게 하는 건 사람과 시스템”
한미硏, 6/10 세미나 성료…한-일 민관협력·거버넌스 해법 집중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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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무라 아키오 “민간이 먼저 의제 설정하고 정부가 받아 정책화해야”
▲ 김진표 “5년마다 표류하는 구조, 헌법에 인구정책 의무 명시해야 끊을 수 있다”
▲ 토론자들 “한국에게 일본은 고령화의 미래, 일본에게 한국은 저출생의 미래…실패 공유가 진짜 협력의 시작”
(2026-06-11) 인구전략기본법이 통과됐지만, 법을 실제로 작동시키는 실행 체계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는 여전히 열린 과제다. 국내 유일의 인구 전문 민간 싱크탱크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사장 정운찬, 원장 이인실 / 이하 한미연)이 6월 10일(수) 개최한 세미나 <소멸하는 한·일 양국의 마지막 생존 전략 – 인구위기 극복을 위한 상생 로드맵을 찾다>에서는 거버넌스 실효성, 민간의 역할, 한·일 협력의 내용과 방식을 두고 집중적인 논의가 이어졌다.
개회사에서 김종훈 한미연 회장은 “일본은 우리의 반면교사인 동시에 가장 강력한 동반자”라고 규정했다. 먼저 겪은 실패가 가장 값진 지혜이며, 정부의 대책만 기다리는 시대는 끝났다는 것이다. 그는 “기업과 민간이 먼저 움직여 구조를 바꾸고 정부를 견인해야 한다”며, 한일 민간이 인구동맹 수준의 협력을 시작한다면 전 세계 인구 절벽 문제를 해결하는 이정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조발제를 맡은 미무라 아키오 ‘미래를 선택하는 회의’ 공동대표(일본제철 명예회장)는 인구 감소 대응 전략을 두 축으로 제시했다. 감소 속도를 늦추고 인구를 안정화하는 ‘정상화 전략’과, 축소된 규모에서도 다양성과 성장력을 갖춘 사회를 구축하는 ‘강인화 전략’을 병행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일관된 정책의 지속적 실행 ▲정부와 민간의 위기의식 공유 ▲아동 양육을 사회 전체가 함께 책임진다는 합의를 대응의 3대 전제로 제시하며, 민간이 먼저 의제를 설정하고 정부가 이를 받아 정책화하는 일본 민관공조 체제의 작동 방식을 소개했다. 그가 이끄는 민간 인구 협력 조직 ‘미래를 선택하는 회의’는 올해 3월 50년 만에 『인구문제백서』를 발간하고 일본 정부 인구전략본부에 정책 제언을 제출한 바 있다.
김진표 글로벌혁신연구원 이사장(前 국회의장)은 한국의 저출산 대책이 반복 실패한 핵심 원인으로 5년 단임 대통령제 아래서의 정책 불연속성을 꼽았다. “생애주기에 맞춰 최소 10~20년은 일관되게 이어져야 효과가 나타나는 정책을, 5년마다 새로 짜왔다”는 것이다. 그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헌법 개정 과정에서 보육·교육·공공임대주택 분야의 국가 책임을 헌법에 명문화해야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정책 일관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보육 교사 인건비 국고 전액 부담 ▲AI 공교육 도입을 통한 사교육비 절감 ▲직주근접 공공임대주택 중심의 주거 정책 전환을 3대 아젠다로 제시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김경선 인구보건복지협회 회장을 좌장으로 진행된 패널토론에서는 저출산 문제에서 민간의 역할, 정부 대응의 구조적 한계, 한일 협력의 실질적 내용을 두고 날카로운 진단이 이어졌다.
이영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원장은 2025년 출산율 반등의 배경으로 에코붐 세대의 출산 적령기 진입, 코로나19 이후 혼인 회복과 함께 결혼·출산에 대한 가치관 변화를 꼽았다. “반등의 기회의 창이 열려 있는 지금 할 수 있는 정책은 최대한 다 해야 한다”며, 첫째보다 둘째 출산을 유도하는 정책에 집중하고 다자녀 가구에 대한 세제·재정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철희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출산율이 1.0 수준으로 회복되더라도 인구 감소의 대세는 바뀌지 않으며, OECD 평균 수준인 1.58 정도까지 회복돼야 안정화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저출생의 구조적 원인으로 사교육비 증가, 청년 일자리 질 저하, 주거 문제, 소득 불평등을 꼽으며, 2017~2023년 합계출산율 감소의 15~20%가 사교육비 증가로 설명된다는 추정을 제시했다. 전담 부처 승격과 전문 연구기관 설립을 통한 정책 일관성 확보도 함께 제언했다.
정영효 한국경제신문 기자는 일본의 출산율이 2025년 1.13명으로 10년 연속 최저치를 기록하는 반면 한국의 반등에 대해서는 의식 변화와 정책 효과가 맞물린 결과로 평가했다. 다만 에코붐 세대 출산이 끝나면 출생아 수가 급격히 감소할 수 있다며 향후 5년이 결정적 시기라고 경고했다. 외국인 인구로 감소세를 간신히 만회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들며, 저출생 대응과 외국인 정책의 연계 설계가 양국 모두의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
정현숙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일본학과 교수는 2070년 한국의 고령 인구가 2020년 대비 217% 수준으로 증가하는 반면 유소년·생산연령 인구는 급감할 것이라며, 일본이 고령화의 중간 터널을 통과한 반면 한국은 초입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저임금·고용 불안이 저출산의 근본 원인이라고 진단하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대기업·중소기업 간 격차 해소 없이는 청년 세대를 일으켜 세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주형환 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한국에게 일본은 고령화의 미래, 일본에게 한국은 저출생의 미래이자 반전의 희망”이라며, 양국이 성공보다 실패 사례를 더 적극적으로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임 시절 사회 각계와 위기의식을 공유한 결과 일가정 양립 예산이 2조 원에서 4.3조 원으로 늘고 출산율 반등으로 이어졌다고 밝히며, 한일 협력 과제로 거버넌스 모델 비교, 가정친화 우수 기업 사례 공유, 동남아 인력 공급국과의 3자 협력을 제안했다. 인구전략위원회 수준으로는 부족하다며 저출생·고령화·이민 정책을 총괄하는 전담 부처 신설을 촉구했다. (끝)